몸, 마음 지친 3040 세대…“모임 만들어 달라”
현재 30·40세대는 1975년생~1994년생을 일컫는다. 이들은 사회를 지탱하는 허리 세대다. 경제력을 바탕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령대다.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지앤컴리서치는 기독교계 내 30~49세 사이 교인들의 신앙 의식을 조사했다. 30·40세대가 교계에서 중심을 잡아야 교회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. 문제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. 이들의 삶과 신앙에 대한 의식들을 알아봤다.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할 ‘3040’ 세대임에도 정작 그들의 삶은 생기가 없다. 한마디로 삶의 만족도가 연령층 중에 가장 낮다는 의미다. 지앤컴리서치측이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각 연령층에 삶의 만족도를 물었더니 40대(37%)와 30대(41%)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. 이는 60세 이상(52%), 19~29세·50대(각각 43%)보다 낮은 응답 비율이다. 그만큼 30·40세대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. 그렇다면, 이들의 삶이 왜 녹록지 않은지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. 키워드만 뽑아보면 직장과 육아가 원인이다.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원인을 물었더니 직장에 다니는 3040 세대 중 무려 68%가 ‘직장 또는 사회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’고 답했다. 기혼자들의 경우 57%는 ‘가사 노동 및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’고 응답했다. 특히 여성 5명 중 3명(61%)은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.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“30·40세대 응답자 3명 중 1명꼴로 직장 생활(38%)과 육아(34%)가 신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”며 “사회와 일상에서 오는 피로 등의 문제가 결국 교회 내 봉사 활동 소홀, 온라인 예배 전환, 신앙 관심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”고 전했다. 특히 30·40세대의 신앙 의식이 약화한 계기는 팬데믹이었다. ‘코로나 이전보다 신앙적으로 약화했다’는 응답은 30·40세대(33%)가 가장 많았다. 이어 20대(31%), 50·60세대(26%) 순이다. 이러한 응답은 교회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진다. 현재 출석 중인 교회에 대한 만족도를 물은 결과 30·40세대 중 교회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59%였다. 이는 50·60세대(71%)와 20대 교인들의 만족도(61%)보다 낮다. 그들에게 불만족의 이유(중복응답 가능)를 물었다. 30·40세대는 사회적으로 중심에 있다. 때문에 시대를 읽는 눈이 빠를 수 있다. 30·40세대 응답자의 30%가 출석교회가 ‘시대적 흐름을 좇아가지 못한다’고 답했다. 이어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적인 태도(28%),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불일치(26%), 30·40세대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(26%) 등을 꼽았다. 스트레스가 많은 30·40세대는 신앙생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. 주일 예배 외 다른 활동을 하는지를 물은 결과, 30·40세대의 신앙적 활동이 가장 적었다. 예배 외에는 활동이 없다고 답한 30·40세대는 65%로 나타났다. 무려 10명 중 7명이 해당하는 셈이다. 게다가 이 역시 연령층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. 교회 내에서 예배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‘시간이 없어서(30%)’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. 대신 권유를 받으면 참여할 의향을 내비쳤다. 30·40세대 교인 중 절반 이상(67%)이 ‘하겠다(18%)’ 또는 ‘생각해보겠다(49%)’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. 목회데이터연구소는 “30·40세대가 교회 내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은 한마디로 지치고, 피곤하고, 귀찮다는 것”이라며 “대신 봉사를 요청할 시 수락 의향이 있다는 점은 얼마든지 활동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”고 전했다. 30·40세대는 교회 내에서 자신들을 위한 모임이 구성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. 보고서에 따르면 30·40세대는 ‘부부 및 육아를 위한 모임(80%)’ ‘직장인을 위한 모임(70%)’ 등이 매우 또는 약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. 또, 조사에 참여한 30·40세대 중 약 60%는 관련 모임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. 30·40세대는 신앙 교육보다 그 외 교육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.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자녀에 대한 교육 우선순위를 물었다.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인성 교육(63%)을 가장 많이 꼽았다. 이어 지성 교육(39%), 진로 교육(25%), 신앙 교육(17%) 등의 순이다. 자녀에 대한 신앙 교육을 제대로 못 하는 이유에 관해 물었다. 그 결과(중복 응답 가능) 시간이 없어서(47%)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. 이어 신앙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(38%), 부모인 내가 신앙이 확고하지 않아서(37%), 자녀의 학업이 우선이라서(29%)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. 이와 관련, 보고서에는 “30·40세대는 사회적으로 가장 바쁘기도 하지만 막상 신앙 교육을 하려 해도 방법을 모르고 있다”며 “삶 속에서 밀착하여 가르쳐야 하는 신앙 교육은 여러 교육 순위 중 가장 낮다는 점이 주목된다”는 내용이 담겨있다. 자녀의 신앙 교육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물었다. 30·40세대는 ‘자녀와 함께하는 신앙 프로그램(57%)’이 필요하다고 꼽았다. 이어 부모 역할 교육(44%), 자녀와 대화법(42%), 부부 관계 및 대화법(26%), 가정 예배드리는 법(26%), 자녀 역할 교육(22%)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. 또한, 자녀에게 신앙을 주로 교육할 주체는 역시 ‘부모(68%)’를 꼽았다. 이어 교회학교 교사(18%), 교회학교 사역자(9%), 담임목사(4%) 등의 순이다. 한편,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8~12일 사이에 개신교인 700명(30~49세)을 대상으로 진행됐다. 신뢰도는 95%(오차범위 ±3.7%p)다. 장열 기자 jang.yeol@koreadaily.com마음 신앙 신앙 교육 신앙적 활동 신앙 의식